이번 시간에는 배우자 불륜 의심해서 스토킹 범죄 저지른 5가지 사건에서 법원이 벌금형과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례들을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불륜 의심이 스토킹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는지 분석해보자.
배우자나 연인의 불륜을 의심해서 스토킹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탁구장 사장부터 일반 직장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불륜 확인’이라는 명목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고 있다. 놀랍게도 이들 대부분은 뚜렷한 증거도 없이 단순한 의심만으로 범행을 저질렀는데, 과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수원지방법원 2024고정1391 판결 – 탁구장 사장 스토킹범죄
사건 개요
피고인은 탁구장을 운영하는 사장이었고, 피해자는 직원의 배우자였다. 피고인과 직원 E의 불륜을 의심한 피해자 D(50세 여성)가 2024년 3월 5일 항의 문자를 보내자, 피고인은 오히려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문자를 보내며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피해자가 3월 7일 ‘자꾸 문자 전화하지 마세요’라고 명확히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피고인은 멈추지 않았다. 같은 날 20시 25분부터 21시 36분 사이에만 ‘너 어디야 지금 내가 거기로 갈게’ 등의 위협적인 메시지를 보냈고, 3월 19일까지 총 56회의 문자메시지와 6회의 전화를 걸었다.
법원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30일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노역장 유치란 벌금을 납부하지 못할 경우 교도소에서 작업을 하는 제도를 말한다.
법원 판단 이유(양형 사유)
나쁜 양형사유로는 피해자로부터 항의를 받고도 오히려 스토킹행위를 한 점, 문자메시지 내용과 연락 횟수를 고려할 때 피해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들었다.
반면 좋은 양형사유로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사건의 원인이 된 불륜 관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피고인에게 전적으로 귀책시키기 어려운 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고정230 판결 – 직장동료 배우자 불륜 의심 스토킹범죄
사건 개요
피고인은 직장동료 C의 배우자였고, 피해자 B(52세 여성)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배우자 C와 내연관계에 있다고 독단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2023년 8월 28일부터 피고인은 피해자의 직장인 의류가공업체 앞에서 기다리며 배회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전 7시 55분경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저녁 7시 3분경에는 퇴근하는 피해자를 따라가며 “씹할 년, 가정 파괴한 년, 너 때문에 이혼한다”라는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더구나 9월 1일에는 퇴근하는 피해자를 금천구 일대까지 쫓아가 손가락질을 했고, 9월 20일에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피해자를 뒤따라가는 등 지속적으로 스토킹했다.
법원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30일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고, 추가로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법원 판단 이유(양형 사유)
법원은 피고인이 뚜렷한 증거 없이 독단적으로 생각하고 스토킹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가 두려움을 느껴 2차례나 112에 신고한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다.
스토킹범죄의 고의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법원은 “스토킹범죄에서의 고의란 목적이나 의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 성립한다”고 명확히 했다.
청주지방법원 충주지원 2023고단206 판결 – 친구 불륜 의심 다수 범죄
사건 개요
이 사건은 가장 심각한 경우였다. 피고인과 피해자 B(48세 남성)는 친구사이였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배우자 C와 불륜관계에 있다고 의심하며 불륜 증거를 확보하기로 마음먹었다.
2022년 6월 30일부터 시작된 범행은 단순한 스토킹을 넘어섰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에서 블랙박스 SD카드를 훔치고,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져 깨뜨렸다. 심지어 새벽 3시 30분에 피해자 집에 침입해서 “개새끼야, C이 어디 있냐”고 소리치며 방마다 돌아다녔다.
또한 매트리스에서 혈흔으로 보이는 것을 발견하자 가위로 매트리스를 잘라 증거로 가져갔고, 18k 반지와 하드디스크까지 훔쳤다. 2023년에는 피해자를 폭행하고, 10차례에 걸쳐 렉카차량으로 따라다니는 등 집요한 스토킹을 이어갔다.
법원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란 형을 선고하되 일정 기간 동안 추가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실제 감옥에 가지 않아도 되는 제도다. 또한 보호관찰, 8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스토킹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법원 판단 이유(양형 사유)
나쁜 양형사유로는 범행 태양과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들었다. 하지만 우발적 범행이라는 점에서 다소 참작했다.
좋은 양형사유로는 절도 범행을 제외한 나머지는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피해자에게 다시는 접근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울산지방법원 2023고정350 판결 – 배우자 불륜 의심 스토킹
사건 개요
피고인은 배우자 B와 피해자 C(58세 여성) 사이의 외도를 의심하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피해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스토킹을 시작했다.
2022년 9월 6일부터 16일까지 4차례에 걸쳐 식당 앞에서 차량에 앉아 피해자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리며 지켜보거나 따라갔다. 특히 9월 16일에는 거제시 모텔까지 찾아가 피해자가 있는 호실로 접근하기도 했다.
더구나 식당에서 종업원들이 보는 앞에서 “우리 남편이랑 붙어먹은 년 상간녀”라고 소리쳤고, 휴대전화로 촬영한 모텔 동영상을 보여주며 “그 현장 딱 잡았어”라고 외치는 등 명예훼손까지 저질렀다.
법원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30일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다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이수명령은 따로 부과하지 않았다.
법원 판단 이유(양형 사유)
나쁜 양형사유로는 범행 내용과 수법이 가볍지 않은 점, 일부 범행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점, 과거 이종 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을 들었다.
좋은 양형사유로는 명예훼손 범행은 자백하는 점,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동종 범행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3고단1671 판결 – 배우자 불륜 의심 업무방해
사건 개요
피고인은 배우자와 피해자 C(47세 여성)가 불륜관계에 있다고 의심하며 2023년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총 30회에 걸쳐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보내는 스토킹행위를 했다.
피해자가 계속 연락을 피하자 화가 난 피고인은 6월 30일 저녁 피해자가 운영하는 ‘통닭집’에 찾아가 30분간 소란을 피웠다. 피해자의 딸에게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치고, 이를 말리는 피해자에게도 ‘남의 남자랑 놀아난 년’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마찬가지로 피해자를 따라 주방까지 따라들어가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
법원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원을 1일로 환산해 30일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다. 다만 재범 우려가 없어 보인다는 이유로 이수명령은 병과하지 않았다.
법원 판단 이유(양형 사유)
나쁜 양형사유로는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불안감을 야기하는 행위를 한 점, 영업장에서 소란을 피워 업무를 방해한 점,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좋은 양형사유로는 범행을 시인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인 점, 2023년 7월 2일 잠정조치 결정 이후 더 이상 스토킹행위를 하지 않은 점, 스토킹 범행이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
각 판례들을 정리하자면
이들 배우자 불륜 의심 5개 판례를 분석해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된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 모든 사건이 불륜 의심에서 출발: 탁구장, 직장, 친구관계, 식당 등 다양한 상황이지만 모두 배우자나 연인의 불륜을 의심한 것이 시발점
- 뚜렷한 증거 없는 독단적 판단: 대부분 구체적 증거 없이 단순한 의심이나 제보만으로 범행을 저질렀음
- 명확한 거부 의사 무시: 피해자들이 ‘연락하지 말라’고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괴롭힘
- 벌금 300만원이 표준형량: 5건 중 4건이 벌금 300만원으로 거의 동일한 수준
- 초범에 대한 참작: 모든 피고인이 동종 범죄 전력이 없어 이 점이 양형에 긍정적으로 작용
법원이 불리하게 본 공통 요소들:
- 피해자의 명확한 거부 의사 무시
-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괴롭힘
- 피해자가 112 신고나 처벌을 원하는 상황
- 직장이나 영업장 등 일상 공간 침해
법원이 유리하게 본 공통 요소들:
- 범행 인정과 반성하는 태도
- 동종 범죄 전력 없음
- 범행에 이르게 된 감정적 경위
- 잠정조치 이후 재범 없음
글을 마치며
이번 판례들을 통해 ‘배우자 불륜 의심’이 스토킹범죄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해졌다. 아무리 배우자나 연인의 배신이 의심된다 하더라도 상대방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는 엄연한 범죄다.
특히 주목할 점은 벌금 300만원이라는 상당한 경제적 부담이다. 이는 월급쟁이에게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단순한 의심 때문에 큰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의미다. 더구나 노역장 유치 30일의 가능성까지 있어 신중히 행동해야 할 것이다.
잠정조치 결정도 중요한 제도로 주목받고 있다. 법원이 일정 기간 접근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이를 위반하면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충주지원 사건에서는 잠정조치 위반으로 추가 처벌을 받았다.
불륜이 의심된다면 합법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탐정업체를 통한 조사, 변호사 상담, 민사소송 등 다양한 대안이 있다. 하지만 절대로 직접 상대방을 따라다니거나 괴롭혀서는 안 된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법원의 일관된 엄벌 방침을 통해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감정에 휩쓸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길 바란다.
⚠️ 주의사항: 본 포스트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된 글로, 개별 상황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이나 진단을 제공하는 글이 아니다. 따라서 본 내용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길 바라며,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직접 상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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